그 후 1950년대 중반, 여전히 남성 복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희미할 때 브리오니는 남자의 우아함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이탈리안 스타일을 다시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밝은 색 계열의 독특한 소재에 정통 영국식 수트 스타일을 유지해 온 브리오니 수트의 실루엣은 몸에 더 달라붙는 데다, 아메리칸 수트나 브리티시 수트에 비해 단추 위치와 암홀도 더 높으며 어깨선도 살짝 올라가 있다.
남자의 체형을 보완하면서 탁월한 착용감을 선사했던 이 혁신적인 디자인은 1950년대 할리우드 스타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클라크 케이블, 게리 쿠퍼, 헨리 폰다, 캐리 그랜트 같은 그 시대의 명배우들은 이탈리안 수트를 세계로 전파한 선지자들이었다. 오리지널을 재해석해 자신의 것으로 재창조하는 이탈리아의 전통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이어 내려오고 있다. 이탈리안 스타일은 부드럽게 물처럼 흐르는 듯한 곡선의 실루엣으로 명성을 얻은 1980년대 조르지오 아르마니에 의해 더욱 개선되고,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지금도 피티 워모(Pitti Uomo)라는 전 세계 최대의 남성복 박람회를 통해 매년 새롭게 이탈리아식 남성복은 업데이트되고 수출되고 있다.